지난주 상담을 오신 50대 초반 남성분이 앉자마자 이렇게 여쭤보셨습니다.
"법무사님, 부가세랑 종합소득세 밀린 게 3천만 원인데 이것도 회생에서 없어지나요?"
음식점을 8년 운영하시다 폐업하신 분이셨습니다.
손에 들고 오신 세금 고지서가 두꺼운 뭉치였습니다.
제가 짧게 숨을 고르고 "일반 카드빚과는 취급이 좀 다릅니다"라고 설명을 시작했지요.
많은 분들이 세금 체납도 개인회생으로 한꺼번에 정리된다고 오해하십니다.
실제로는 국세와 지방세 채무는 회생 절차에서 완전히 별도로 취급됩니다.
어떤 부분은 회생 대상에 포함되고, 어떤 부분은 절대 소멸되지 않으며, 또 어떤 부분은 별도 협상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세금 채무가 회생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미리 챙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정리해드리겠습니다.
특히 자영업 출신 신청자분들께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내용입니다.
세금은 왜 특별하게 취급되나요
법원은 채권을 우선순위에 따라 나눠서 처리합니다.
일반 채권(카드빚·대출 등)보다 세금 채권이 상위에 있는데, 이것을 "우선변제권"이라고 부릅니다.
국가와 지자체가 세금을 못 받으면 사회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특별한 지위를 부여받은 것이지요.
그래서 회생 절차에서도 일반 채권처럼 30~50% 감액되는 게 아니라 원칙적으로 전액 변제 대상이 됩니다.
"세금은 어떻게든 갚아야 한다"라는 원칙이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다만 이 원칙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체납 기간이 오래되어 소멸시효가 완성된 세금은 회생과 무관하게 이미 소멸된 상태입니다.
국세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5년, 지방세는 5년(2021년 이후 부과분은 지자체 판단으로 달라짐)이 기준입니다.
다만 압류·독촉 등의 처분이 있으면 시효가 중단되어 다시 계산됩니다.
"오래된 세금이니 없어졌겠지"라고 자의적으로 판단하시면 안 되고, 반드시 조회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회생에서 처리되는 세금 범위
회생계획에 포함시켜 처리할 수 있는 세금이 있고, 그렇지 못한 세금이 있습니다.
먼저 회생계획에 포함 가능한 세금은 회생 개시결정 전에 발생한 조세 채권으로, 우선변제권을 인정받으면서 회생계획 안에서 분납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폐업 시 남은 부가세, 종합소득세, 재산세 체납액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원금은 감액되지 않고, 가산세만 일부 감면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3~5년 분납 형태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회생계획에 넣어도 소멸되지 않는 세금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개시결정 이후에 새로 발생한 세금(사업 계속으로 인한 부가세 등)은 회생과 무관하게 계속 납부하셔야 합니다.
또한 벌금·과료·형사보상금 등 형벌적 성격의 채무도 회생 대상이 아닙니다.
국민연금·건강보험료 체납도 취급이 조금 애매한데, 우선변제권이 인정되긴 하지만 회생계획 안에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부분은 케이스마다 판단이 달라 반드시 실무 검토가 필요합니다.
신청 전에 반드시 확인할 것들
세금 체납이 있으신 분은 회생 신청 전에 다음 세 가지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첫째, 홈택스와 위택스에서 본인의 국세·지방세 체납 내역을 전부 조회하시고 캡처해두세요.
항목별 세목, 세액, 부과일, 납부기한이 명확히 나와야 합니다.
둘째, 이미 압류 처분이 걸려 있는지 확인하세요.
부동산, 자동차, 통장에 세무서 명의 압류가 있다면 그 처리가 회생과 별도로 진행됩니다.
셋째, 소멸시효가 완성될 가능성이 있는 오래된 체납액이 있다면 세무서에 직접 문의하세요.
"이 체납액의 시효 만료일이 언제인가요"라고 물으시면 담당자가 확인해줍니다.
소멸시효가 다가온 세금은 세무서가 시효 중단 조치를 급하게 걸 수 있으니 조용히 정리하시는 게 좋습니다.
제가 담당한 60대 남성분은 2015년에 부과된 종합소득세가 소멸시효 만료 직전이라 별도 조치 없이 자연 소멸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미리 확인해두시면 회생 신청 자체를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세무서와 별도 협상도 병행하세요
회생과 별개로 세무서와 직접 협상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국세청은 "납부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체납액 감액이나 분납, 심지어 결손처분(사실상 면제)까지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절차를 "체납자 소득·재산 조사"라고 하며 무재산·무소득 상태가 확인되면 결손 처리가 이루어지지요.
관할 세무서에 방문해 "저는 무재산 무소득 상태이니 조사 후 처분해달라"고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 절차를 몰라 그냥 세금 채무를 안고 계십니다.
지방세도 마찬가지입니다.
관할 시·군·구청 세정과에 방문해 "체납 처분 유예"나 "분할 납부"를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폐업 후 소득이 없으신 분들은 대개 유예 허가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제가 담당한 40대 후반 여성분은 회생과 병행해 지방세 500만 원을 24개월 분납으로 조정하셨죠.
회생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마시고 여러 창구를 병행하시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전체 전략 짜기
실무적으로 세금 체납이 있는 회생 사건은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먼저 홈택스와 위택스로 전체 체납 내역을 조회하고, 소멸시효 만료 임박한 항목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세무서·지자체 세정과와 협상해 무재산 결손처분이 가능한 항목을 정리합니다.
남는 세금 채무는 회생계획 안에서 우선변제 조항으로 분납 처리하도록 설계합니다.
이 세 단계를 밟으시면 세금 부담이 처음 예상보다 훨씬 가벼워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가 처음 이야기한 50대 음식점 사장님도 이 순서로 진행했습니다.
3천만 원이던 세금 체납액 중 소멸시효 완성분이 800만 원 나왔고, 무재산 결손처분으로 1200만 원이 정리됐습니다.
남은 1000만 원만 회생계획에 포함시켜 60개월 분납으로 처리했습니다.
"이렇게까지 정리될 줄 몰랐어요"라고 말씀하시더군요.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반드시 실무 검토를 거치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세금 체납도 정리의 대상입니다
많은 분들이 "세금은 어떻게 해도 안 된다"고 지레 포기하십니다.
그런데 실제로 실무를 거쳐보면 상당 부분이 정리 가능한 채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소멸시효, 결손처분, 회생계획 편입, 분납 협의 이 네 가지 카드를 조합하시면 대개 감당할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중요한 것은 각 카드가 어떤 순서로 어떻게 조합돼야 하는지 아는 실무 경험이지요.
혼자 세무서 창구에서 헤매지 마시고 실무자와 함께 전략을 짜세요.
세금 체납이 있으신 상태에서 회생을 고민 중이시라면 오늘 이 글이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무료 상담에서는 본인의 체납 내역을 함께 검토해드리고, 회생과 세무 협상을 병행할 전략을 그려드립니다.
관공서 창구를 몇 번 다녀오는 수고만 하시면 부담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오늘 부담스러운 서류 뭉치를 들고 오시면 하나씩 함께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숫자로만 크게 보이던 문제가 실제로는 훨씬 작다는 걸 느끼시게 될 겁니다.